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Skynet)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스카이넷(Skynet)"은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인공지능이다. 터미네이터에서 스카이넷은 미래에 인류를 멸망시키기 위해 인간을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하는 자비 없는 AI 시스템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스카이넷이 나타날 가능성은 어떨까? 여러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자.
1. 기술 수준
인공지능(AI)은 크게 '약인공지능(Weak AI)'과 '강인공지능(Strong AI 또는 True AI)'으로 분류되는데 전자는 어떠한 특정 한 가지 분야의 주어진 일을 인간의 지시에 따라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말하며 후자는 인간과 똑같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지금의 AI기술은 약인공지능을 개발하여 사용하는 수준이며 강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는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러시아의 과학자가 개발한 인공지능이 처음으로 4세 아동 정도의 지능을 가졌으며 '인간과 같은 지능임'을 인정받은 지 불과 몇 년만에 알파고가 등장하여 전 세계 바둑계를 평정하였고 현재 AI는 번역, 미술, 음악,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점점 그 사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AI를 탑재한 가정용 로봇이 개발되어 집안의 도우미로서 활용되고 있으며 운전을 보조하기 위한 차량용 AI도 개발되어 판매 중이다.
그리고 미국의 거대 기업인 아마존(Amazon)은 직원을 채용하는 AI 리크루터를 개발하여 현장에서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의 AI 리크루터는 처음에는 지원자들이 낸 이력서를 보고 채용결정을 내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성차별적 고용행태를 보였다고 한다.
그 외에도 AI가 미국의 변호사 시험에서 10위를 차지하기도 하였고 미술 전문가들이 AI가 그린 유명 화가의 작풍을 모방한 그림과 실제 화가가 그린 진품을 구별하지 못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2. 윤리적인 문제
AI가 활성화되어 실생활 여기저기에 사용되게 되면 AI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전에 인간을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하는 시스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윤리적인 고려가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UNESCO에서는 2020년에 "인공지능 윤리에 관한 권고안의 초안을 위한 임시 전문가그룹(AHEG)(2020)" 컨퍼런스를 주최하여 전 세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바 있다.
그리고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강인공지능의 개발에 대해서는 '인류의 보호' 차원에서 금지시켜 놓았는데 문제는 항상 법이나 규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해외 모 대학 연구팀이 강인공지능은 아니지만 약인공지능을 인간과 유사하게 사고할 수 있게 보다 강하게 만들어서 인공지능에게 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인간은 지구를 오염시키는 나쁜 존재이기 때문에 세상과 격리시켜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또한, 사회 각 분야에서 AI의 역할이 늘어날수록 '이들을 독립적 개체나 주체로 인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커질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법률을 사람에게만 적용하였으나 사회가 발전하면서 그것을 기업으로 확대하여 '법인격(legal entity)'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는데 그렇다면 인공지능에게 인격을 부여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1999년에 개봉한 영화 중에 로빈 윌리암스가 주연한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이라는 영화가 있다. 먼 미래에 로봇이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세상에서 집사 로봇이 주인집의 딸을 사랑하여 자신의 몸을 인간처럼 느낄 수 있게 개조하여 주인집의 딸과 결혼하였고 주인집 딸이 죽을 때 최초의 200살이 넘는 인간으로 인정받아 함께 죽게 된다는 내용의 이야기인데 AI가 발전한 현실에서도 이런 긍정적인 이야기만 나온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3. 향후 발전 가능성
지금의 AI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인간보다 뛰어난 창의력을 가지고 인간과 유사한 사고를 하는 AI가 개발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그리고 인간은 신이 아닌 이상 항상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며 지금까지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어왔다. 미래라고 다를 수 있겠는가?
누군가 재미로 혹은 실수로 강인공지능을 만들었고 그것을 통제하는 데 실패하였다면 영화 속 그 스카이넷이 재현되지 말란 법은 없을 것이다.